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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모녀의 방콕여행 2일차(왓포사원, 새벽사원, 후기)

by urbanisy 2025. 7. 21.

방콕은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도시이지만, 특히 가족이나 모녀 여행자에게는 특별한 감성을 더해주는 여행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태국 방콕에서 꼭 가봐야 할 대표 사원인 왓포사원과 왓아룬(새벽사원)을 중심으로, 엄마와 딸이 함께한 여행기를 소개합니다. 신혼여행으로 태국을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찾은 그곳에서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았습니다.

왓포사원에서의 감동

왓포사원은 방콕을 대표하는 불교사원으로, 이곳은 방콕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사원 중 하나입니다. 특히 금빛으로 누운 거대한 와불상은 태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조형물로, 보는 순간 압도적인 존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원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와불상의 장엄한 자태는, 엄마와 딸 모두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저는 20여 년 전 신혼여행으로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딸과 함께 같은 장소를 다시 밟고 있다는 사실에 그때의 일들이 어제의 일마냥 선명하게 생각나 묘한 감정이 피어났습니다.
딸은 화려한 건축양식과 정교한 벽화, 섬세한 조각들에 깊은 인상을 받으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습니다. 그런 딸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어릴적 품에 안겨 있던 아이가, 이제는 이렇게 나와 함께 여행을 즐기고 감탄할 줄 아는 어른이 되었구나” 하는 흐뭇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왓포사원은 관광지를 넘어, 두 세대를 연결해주는 상징적인 장소가 되었습니다. 사원 곳곳에 놓인 불상 앞에서 조용히 기도하고, 정원 한 켠에 앉아 땀을 식히며 나눈 소소한 대화는 평소에는 느낄 수 없는 깊은 교감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이 사원은 규모가 꽤 넓기 때문에, 일찍 방문하는 것이 관람에 유리합니다. 관광객이 몰리기 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감상할 수 있고, 사진도 사람 없는 배경으로 깔끔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방문 시 단정한 복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짧은 바지나 민소매 옷은 입장이 제한되므로,  긴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더위 속을 함께 걸으며, 마주한 사원의 아름다움은 문화유산 그 이상의 감동을 주었습니다.

새벽사원의 환상적인 뷰

왓아룬, 일명 새벽사원은 왓포사원 맞은편 강 건너편에 위치해 있어 작은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합니다. 배를 타고 물살을 가르며 다가갈 때, 점점 가까워지는 사원의 실루엣은 정말 그림 같았습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에, 딸도 감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왓아룬은 해질 무렵에 방문하면 가장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저희는 단체 여행 일정상 식사 후 오후 시간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사원의 외벽은 늦은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반짝였고, 그 장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황홀하고 눈부셨습니다. 
사원을 함께 걸으며 바라보는 전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멀리 보이는 지평선 위로 구름이 천천히 흐르고, 강물 위로 배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며 딸과 함께 바람을 맞았습니다. 딸은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다”며 환하게 웃었고, 그 웃음은 제 마음에 또 하나의 추억으로 깊이 새겨졌습니다.
다만 왓아룬의 건물 구조는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사원 하나하나는 조각처럼 섬세하고 예술적이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건물들이 너무 붙어 있어 여백의 미가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나라 궁궐처럼 공간의 여유와 자연의 조화 속에서 품위를 느낄 수 있는 구조와는 다르게,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동양의 다른 아름다움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일몰 직전의 방문은 여전히 추천드립니다. 저희는 마지막날 선상에서 그 광경을 봤는데 이 시간대의 하늘은 붉게 물들고, 사원의 실루엣이 빛과 어둠 사이에 선 듯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저녁이 되면 조명이 들어와 환상적인 분위기를 냅니다.
여행이라면, 이 특별한 순간을 꼭 함께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엄마와 딸의 잊지 못할 추억

이번 방콕 여행은 그저 관광지만 둘러보는 일정이 아니었습니다. 엄마와 딸, 두 모녀가 함께 같은 시간을 걷고, 같은 감정을 느끼며 공유한 경험이었습니다. 딸에게는 어릴 적 들었던 ‘엄마의 태국 여행 이야기’가 이제는 자신의 기억으로 바뀌는 순간이었고, 엄마인 저에게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삶의 깊이를 더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원 하나하나가 단순한 문화유산이 아니라, 우리 모녀의 감정을 이끄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왓포사원의 조용한 정원에서는 딸이 제 손을 꼭 잡아주었고, 새벽사원에서는 함께 먼 하늘을 바라보며 웃을 수 있었습니다. 태국은 여전히 따뜻하고, 방콕은 여전히 활기찼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빛났던 건 장소가 아니라 ‘우리의 관계’였습니다. 여러분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라면, 방콕은 그저 여행지가 아니라 ‘기억’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