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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세대차이 느낀 알카자쇼 관람기

by urbanisy 2025. 7. 22.

25년 2월 17일 방콕에서 새벽사원 관람 후 저희는 파타야로 이동했습니다. 파타야 여행의 첫 일정은 알카자쇼를 관람했습니다. 과거 기억 속 화려하고 충격적이었던 그 공연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할까요? 딸아이와 함께한 이번 관람에서는 세대 간의 감상 차이와 공연의 변화가 더욱 인상 깊었습니다. 20여 년 전과 지금, 알카자쇼는 어떻게 달라졌으며,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이 공연을 바라보게 되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알카자쇼, 20여 년 전의 충격(?)을 다시 보다

알카자쇼
알카자쇼

20여 년 전, 파타야에서 처음 알카자쇼를 보았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화려한 조명, 눈부신 의상, 무대를 가득 채운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죠. 당시 한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스타일이었기에, 그 경험은 관광을 넘어 문화적 충격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공연자들이 모두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무대 위에서 빛나는 그들의 모습은 여성보다도 더 아름답고 세련되어 보였고, 그 인상은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파타야 여행을 계획하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일정 역시 자연스럽게 '알카자쇼' 관람이었습니다. 그때의 감정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고, 이제는 딸과 함께 그 감동(?)을 공유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되자, 예전과는 다른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무대는 여전히 화려했고, 의상도 한층 세련되었으며, 조명과 음향 역시 기술의 발전 덕분에 한층 더 정교해졌습니다. 그런데도 마음 한편에서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내가 변한 건지, 세상이 달라진 건지, 립싱크 퍼포먼스는 여전히 공연의 중심이었고, 레퍼토리 또한 20년 전과 큰 차이가 없어 어딘가 익숙하고, 또 그만큼 진부하게 느껴졌습니다. 입 모양이 맞지 않는 장면에서는 순간 몰입이 깨졌고, 전반적으로 감동보다는 그들도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공연하는 트랜스젠더 분들의 열정은 분명 느껴졌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이 무대가 처음이고, 감동일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이번에는 딸과 함께였기에, 아이가 이 공연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내심 궁금했습니다. 나의 감상과는 또 다른 시선으로 기억될 오늘의 알카자쇼, 이 세상에 다양한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다시 이곳을 찾은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딸의 반응, 무덤덤함에서 느낀 세대차

알카자쇼

이번 관람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딸아이의 반응이었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어땠어?”라고 묻자, 딸은 “그냥 쇼였어.”라고 담담하게 답했습니다. 그 반응이 오히려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20년 전 저에게는 이 공연이 문화적 충격이자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지만, 딸에게는 그저 무대 위 쇼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분명 세대 간 감수성의 차이를 보여주는 순간이었습니다.
요즘 세대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에 익숙하고, 성소수자 문화나 다양한 젠더 표현에도 비교적 열린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알카자쇼처럼 ‘트랜스젠더 쇼’라는 콘셉트 자체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반응은 오히려 저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었습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그것을 감상하는 시선도 세대에 따라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체감했습니다.

여행의 마무리, 파타야 야시장과 루프탑

공연이 끝난 후, 저희는 숙소 근처에 있는 파타야의 대표 야시장 중 한 곳을 먼저 들렀습니다. 늦은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활기로 가득했고, 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음식 냄새와 음악 소리가 어우러져 파타야 특유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딸과 함께 신선한 열대 과일을 맛보고, 선물용으로 예쁜 소품도 몇 가지 골랐습니다. 시장의 북적임 속에서 나눈 소소한 대화는 복잡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게 해주는 편안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후 우리는 한적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 루프탑 바를 찾았습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점점 가까워지는 밤하늘과 파타야의 불빛들이 시야에 펼쳐졌고, 탁 트인 공간에서 마시는 칵테일 한 잔은 또 다른 여행의 여운을 선물해주었습니다. 딸과 마주 앉아 칵테일을 나누며 공연에 대한 서로의 감상을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성인이 된 아이와 함께 같은 쇼를 보고, 같은 음료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문득 가슴 깊이 와닿았습니다.

20년 전, 이국적인 충격으로 남았던 알카자쇼를 다시 보며 느낀 아쉬움과 괴리감, 그리고 현재의 세대가 받아들이는 감정은 분명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서로 다른 감상을 존중하고,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여행은 훨씬 더 깊은 의미를 가졌습니다.
화려한 쇼, 붐비는 야시장, 조용한 루프탑—이 모든 곳에서 우리가 공유한 감정은 특별했습니다. 여행의 진짜 의미는 꼭 대단한 장소나 장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순간에서 비롯된다는 걸 이번 여정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이제는 성인이 된 딸과의 앞으로의 여행도, 그리고 인생도 서로의 시선과 감정을 존중하며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알카자쇼 관람 팁 (현지 경험 기반)

1. 미리 예매하면 좋은 좌석 확보 가능

알카자쇼는 여전히 파타야의 대표 공연답게 관객이 많습니다. 특히 성수기나 주말에는 일찍 매진되는 경우도 있으니 인터넷 사전 예매를 추천드립니다.
공식 웹사이트 또는 현지 여행사 앱(클룩, 마이리얼트립 등)에서도 쉽게 예약할 수 있으며, VIP석 또는 앞줄 좌석을 선택하면 무대의 생생한 표정을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습니다.

2. 공연 시간과 일정 체크는 필수

공연은 하루 3회(보통 오후 5시, 6시 30분, 8시) 진행되며, 시간대에 따라 관람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가장 인기 많은 시간은 저녁 8시 공연으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며 여유롭게 즐기기에 좋습니다.
단체 여행이라면 가이드와 공연 시간 겹침 여부를 꼭 확인하세요.

3. 공연장은 에어컨이 매우 강함

공연장 내부는 생각보다 냉방이 강하므로 얇은 겉옷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반팔만 입고 갔다가 몸이 으슬으슬할 수 있어요.

4. 공연 후 포토타임 유의사항

공연이 끝나면 출연진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단, 사진 촬영 후 팁(100~200바트 정도)을 요구하는 문화가 있으니 미리 현금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불편하지 않게 경험하려면 이 부분을 알고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아이와 함께라면 관람 시 감성 나누기

공연의 화려함이나 스타일이 우리나라 쇼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딸이나 자녀와 함께라면 사전 설명을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저처럼 20년 전의 감정을 떠올리며 딸과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서로의 감상을 나누는 시간이 의외로 깊은 대화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